시리즈로 돌아가기
.
#GR-01 "누나. 왜 미리 얘기 안 해줬어요?" "뭐? 해군 지원한 거? 방금 얘기 해 줬잖아." 캠퍼스의 입구에서 강태진의 걸음이 멈춰섰다. 따라 걷던 백선화는 몇 걸음 더 걸어가 멈춰 서 두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어진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그가 입을 달싹였다. 정적을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이어간 것은 백선화였다. "내 인생이야. 대학은 그냥 기계공학을 배워보고 싶어서 들어온 거고, 입대는 학생 때 이미 계획 했던 거야. 하지만 넌 대학에서 만났잖아. 그냥 그 결정을 내릴 때 너를 몰랐을 뿐이야." "하지만 저를 만났잖아요." "이미 모든 결정이 끝난 뒤였어." "누나가 갈 길을 방해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그냥...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적어도 좀 더 미리 말해 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누나는 절 사랑하지 않는 거예요?" "아니, 사랑하지. 그러니까 만나는 거고..." '사랑' 백선화는 감정이 결여된 냉혈한은 아니었지만 '사랑'에 대한 이해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었다. [사랑은 파트너를 확보하고 유지하도록 하는 생존 매커니즘이야.] [인간의 협력과 집단 유지를 위해 필요한 거지. 정서적 유대감? 그런 거 있잖아.] '...라고 대답 했다가 이틀 동안 얼굴도 안 봐줬지...' 사랑이라는 걸 이해해도 문제는 변하지 않았다. 사랑은 어떤 행동이 연결 되어야 하는 건지... 하지만 결국 인간과 인간 사이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아닌가? 사랑하면 해야 하는 행동에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있던가? 흔히 말하는 열렬한 사랑. 백선화는 그것이 참으로도 멍청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널 사랑해! 대신 죽어줄 수도 있어! (그럼 남은 사람은? 대신 죽고 혼자서 고통 받으라는 거야?) -사랑하니까 뭐든 할 수 있어. (그럼 서울대 자퇴해! 못 해? 그럼 뭐든지가 아니잖아.) 만약 정말 무엇이든 한다면 주종관계와 다를 게 뭐가 있지? 애착이 있다는 것 정도?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면 그것이 사랑인가? 당장 지구 종말을 막는 것에 필요한 A와 사랑하는 B가 있다면 나를 희생해서 B를 구한다는 거야? 그 한 명을 위해 60억 인구를 죽인다고? 그게 사랑인가? 수 많은 의문은 백선화의 머리에서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GR-00 그런 의문들의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한 사람의 시간은 영원히 멈추게 되었지만, 야속하게도 세상은 계속 해서 시간이 흐른다. "선화 언니. 커피라도 좀 드세요." 갈색 단발 머리의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백선화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따뜻한 종이컵을 손에 쥐었다. "미안, 연우야. 정신 없어서 네가 온 줄도 몰랐네." "그럴 수 있죠. ....태진이가 이렇게 떠날 줄은 몰랐는데 말이에요." 무어라 대답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았던 백선화는 그 목소리를 그저 듣기만 했다. 차가워진 손에 뜨거운 열기가 닿으니 저릿한 감각이 팔을 타고 올라온다. 선의에서 건낸 커피지만 불쾌함이 백선화의 몸을 감돌았다. 그런 백선화는 컵을 옆에 내려두고 불편한 느낌이 남아있는 손 끝을 만지작거렸다. "저기 언니. 이런 질문을 하게 되어서 미안하지만..." 잠깐의 망설임과 짧은 정적. "왜?" "지금 슬프신가요? 단 한번도 태진이 사진은 마주치지도 않았잖아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것도 아니고 아까부터 줄곧... " 그 시선 끝에 있는 것은 남편의 사진이 아닌 자신에게 망할 돈 봉투를 쥐어 보낸 장신의 한 남자였다. 백선화는 생각 했다. 나는 누구를 눈에 담고 있었던가. 그저 풀리지 않은 의문을 가만히 두지 못할 뿐이었나. 단 한번도 눈물이 흐르지 않은 눈이 메말라 따가울 지경이다. 세상을 떠난 그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백선화는 문득 이 장례식 장에서 자신이 느끼고 있던 감정이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직 의문. 풀지 못한 문제. 그것의 답을 쥐고 있는 자가 저 남자라는 확신만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다. 세상을 떠난 그에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지만... - 뭔소린가요? 강림은 늘 정답, 확률, 수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이 당연하다 라고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 눈에는 헌신하는 사람, 든든한 상사 처럼 보이겠지만 그냥 자기가 처리하는 편이 빠르고 시간적으로 이득이라서 그러는 거고요 감정이 결여됐다는 건 절대절대 아니지만 약간 너 T야? 의 절망 버전이 한구석에 있다는 뜻 전남편이랑도 찐사는 아닐 것 같음. 남편은 찐사였겠지만 강림이 생각하는 가치란 다소 물질적인 면이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것(특히나 정서적인 문제)은 전혀 고려를 안하는 편이에요 특히나 자신에게 좀 더 박함 타인에겐 저사람이 이로인해 어떠한 정서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두는데(혹시모르니까?) 나는 내가 잘 알아<같은 심보 때문에 좀 박한편 아무래도 정답을 찾아내야만 하는 성정 탓에 자신이 맞다고 결론낸 것에 확신이 어마무시한 편이고요.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을 수 있을까 임무지에서 강림이 도울 수 있는 일이었음.(신체적 고통이 동반되는 일이라 요원들이 꺼린다고 가정.) 이때 먼저 나서지 않음. 철저히 머릿속에서 계산이 완료 된거임 비슷한 상황으로 기로 선택지에서 요원들을 희생시켜라. 라곤했지만 자신이 희생하러 나가진 않았을거임. 졸렬한 이유보다는 내가 여기서 죽었을 때 이번 임무에서 통솔자가 없어지는 것이니 일단은 지켜본다는 느낌. 아무도 없었다면 나섰겠지만... 마냥 천사처럼 자기가 희생하는 타입은 아닌데 워낙 할 줄 아는게 많다보니 여기저기 손벌리고 다녀서 남들 눈에는 오지랖 쩔거나 본인을 자꾸 갈고 희생하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arrow_upward